서 평

생각 중독

< 저자 닉 트렌턴   |   출판 갤리온>

글. 양원희

  •  중독.
     사전적 의미는 음식물이나 약물의 독성에 의하여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일, 그것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병적 상태, 그리고 어떤 사상이나 사물에 젖어 버려 정상적으로 사물을 판단할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현대인들은 도파민 중독의 시대에 살고 있다. 도파민이 분비되면 성취감과 보상, 쾌락의 감정을 느끼며, 인체를 흥분시켜 살아갈 의욕과 흥미를 느끼게 한다. 그리고 도파민을 분비시키는 것들이 현대 사회에는 곳곳에, 여러 가지 모양으로 너무 많다. 그리고 그만큼 우리는 ‘중독’이란 것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휴대전화, 쇼핑, 자극적인 매체, 카페인, 약물 등 우리를 중독시키는 것들은 너무 많다.
     그런데 의외로 ‘중독’이라는 말의 부정적인 의미를 붙여보지 못했던 것 중에 하나가 있으니, 바로 ‘생각 중독’이다. 생각을 깊고 넓게, 그리고 많이 하는 게 좋다고만 생각했지, 그것이 중독되어 정상적으로 사물을 판단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 버리는 중독 상태라는 것은 생각해 보지 못했다. 우리는 자극적인 세상에서 극도로 긴장하고 과도하게 머리를 쓰며 살고 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를 이롭게 하는 게 아니라 괴롭게 한다. 어떻게 하면 ‘생각 중독’의 굴레에서 벗어나, 생각의 임계치를 지키고 건강하게 생각을 활용할 수 있을까?
  • 현대인의 병 ‘생각 과잉’
    왜 생각할수록 불행해질까?

     미국의 작가이자 라이프 코치인 저자 ‘닉 트렌턴’은 현대병 ‘생각 과잉’의 폐해를 드러내고, 이 책을 통해 탁월한 해법을 제시했다. 통제할 수 없는 일이 아니라 통제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고, 할 수 없는 일이 아니라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도록 방법을 알려줬다. 어떤 것이든 생각만으로는 절대 바꿀 수가 없다. 지나친 생각을 멈추고 행동하는 법이 궁금한 사람들을 위해 저자는 구체적인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한 기자가 세계적인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에게 무슨 생각을 하면서 스트레칭을 하냐고 물었다. 김연아 선수는 말했다.
     “무슨 생각을 해... 그냥 하는 거지.”
     우문현답이다. 참으로 명쾌하다. 그냥 하면 되는 거다. 때로는 그런 마인드가 우리 삶을 좀 더 단순하고 명쾌하게 만들어 준다. 그리고 하다 보면 앞으로 나아간다. 우리는 이렇게 사고의 흐름이 단순해지지 않고, 눈덩이처럼 불어날 때 다음 네 가지로 상황을 정리해 볼 수 있다.
  • 회피, 변경, 수용, 적응
     저자는 이 네 가지 방법으로 삶의 모든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이나 사람에 대해서 피할 수 있으면 일단은 피하는 것이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가 아니라 피할 수 있을 만큼 최대한 피해라. 우리는 불필요하고 해로운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을 없앨 수는 없지만 피할 수는 있다. 그러려면 거절하고 끊어내는 것에 용기를 내야 한다. 거절하고 끊어내는 것을 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는 생각의 굴레에서 조금 멀어질 수 있다.
     그런데 만약 아무리 피하려 해도 피할 수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때 할 수 있는 것이 ‘변경’이다. 즉, 상황 변경을 시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친구의 농담 때문에 상처를 받았다면 감정을 분명히 알리고 그만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귀찮은 학부모 모임에 참석해야 한다면 ‘장을 보는 것’과 같은 다른 자잘한 일들과 함께 처리한다. 시간과 노력은 물론 자동차 연료도 절약할 수 있다. 그리고 일정이 있다고 먼저 일어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그러나 피하는 것도 바꾸는 것도 안된다면, 그다음 단계는 무엇일까? ‘수용’하자. 싫은 상황을 억지로 긍정 회로를 돌려서 좋게 좋게 받아들이자는 이야기가 아니다. 먼저 싫으면 싫은 것이라고 그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그런 감정을 느껴도 괜찮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나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할 방법을 찾으려고 하는 것도 일종의 수용이다. <최고의 복수는 ‘용서’>라는 말이 있다. 수용은 일어난 일을 무조건 수긍하거나 좋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 현실적으로 바꿀 수 없는 부분은 품위 있게 받아들이고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다. 용서 못 할 상대방의 행동은 내 마음대로 바꿀 수 없지만 그 행동으로부터 자유를 누리고 잊어버리고 용서하는 것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 단계, 장기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우리는 ‘적응’해야 한다. 적응은 지속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삶에 더 잘 대처하고자 ‘자신을 바꾼다’는 것이다. 생각만 하고 앉아있는 게 아니라 장기적으로 마음에 여유를 갖고 조금씩 나 자신을 바꿔나가는 것이다. 한 예를 들어 모든 일이 자신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것 같아서 늘 스트레스를 받는 완벽주의자를 생각해 보자. 그에게 가장 좋은 접근법은 ‘나는 왜 이렇게 스스로를 갉아먹을까?’ 생각하기보다는 혹은 슈퍼맨이 될 방법을 찾는 것보다는 합리적인 방향으로 기대치를 조금 낮춰보는 것이 필요하다.
  • 마음의 기술, 생각의 기술
     마음과 생각을 컨트롤하는 것, 이것도 일종의 기술이다. 기술을 연마하려면 반복되는 훈련이 필요하다. 의외로 우리는 생각만 하고, 혹은 감정적으로 느끼기만 하며 생각의 굴레에 나를 방치만 한다. 하지만 훈련과 행동으로 우리는 그 굴레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나친 자기비판이나 꼬이는 인간관계. 잦은 업무 실수와 집중력 저하 등 너무 많은 생각은 모든 것을 망친다. 부정적 사고 패턴에서 벗어나 꼬리에 꼬리를 무는 너무 많은 생각들을 우리는 없앨 수 있다. 내 인생이 너무 많은 ‘생각’에 너무 많이 휘둘리지 않고, 명료하고 명쾌하게 반짝반짝하려면 우리는 이 기술을 연습해야 한다. 생각 좀 그만하고, 사소한 것부터 지금 시작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