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평

돈의 속성

< 저자 김승호   |   출판 스노우폭스북스>

글. 양원희

  • ‘나는 돈 싫다’
     ‘나는 돈에 관심 없다’
     라고 말하는 사람이 ‘제일 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어떤 강연에서 듣고 빵 터진 기억이 있다. 돈은 중요하다. 인생에서 돈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큼 중요한 가치는 없다. 방치하거나 무시하면 현실의 돈 역시 나를 무시하거나 방치한다. 그리고 결국 다음 세대까지 평생 노동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다.
     ‘평생 노동의 굴레라니’
     너무 끔찍하다.
     저자 김승호는 글로벌 외식 그룹인 SNOWFOX GROUP의 회장이다. 가난의 가장 바닥부터 거의 최상급의 위치까지 오른 사람이며, 그 과정에서 경험한 돈의 속성을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 나는 요즘 돈이 무섭다
     정말 그렇다. 큰아이가 고등학교를 간 이후로 교육비로 목돈이 우습게 깨진다. 어쩔 때는 화가 난다. 학원 좋은 일만 하는 것 같아서다. 젊었을 때는 돈 쓰는 게 무섭지가 않았다. 나는 영원히 젊고 돈을 벌고 모을 기회는 충분할 것이라고 믿었다. ‘애 셋을 키우는데 이 정도는 누릴 자격이 있어’하면서 밥값에 버금가는 달콤한 커피를 하루에 한 잔씩 마셨다. 뿌린 대로 거둘 거라는 믿음으로 교육비에도 아낌없이 썼다. 30대에는 임신과 출산으로 내 인생을 즐기지 못한 것 같아서, 아이들이 좀 큰 다음에는 취미생활도 즐기고 치장하는 데에도 돈을 한껏 썼다. 40대 중반쯤 되니, 기력도 없고 몸도 피곤하고 빨리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데, 막상 모아놓은 돈이 없다. 교육은 뿌린 대로 거둘 수 있을지 모르겠다. 급하게 주식으로 그야말로 ‘치킨값이라도 벌어보자’는 마음으로 경제 유튜버의 추천 종목들에 기웃거려 본다. 이런 내 마음을 김승호 회장은 완전히 꿰뚫고 있는 것 같았다.
  • 빨리 부자가 되려면, 빨리 부자가 되려 하면 안 된다
     빨리 부자가 되려는 마음은 누군가와 나를 비교하고 있거나 주변에 나를 과시하고 싶어 하는 마음이 그 본질이라고 김승호 회장은 말한다. 부는 차근차근 집을 짓는 것처럼 쌓아나가야 한다. 돈을 버는 기술과 돈을 모으는 능력, 돈을 유지하는 능력, 돈을 쓰는 능력을 골고루 배우려면 나이 50도 버겁다. 정신이 번쩍 든다. 나는 늦게 정신 차렸으니 60대에 부자가 되도록 목표를 세워봐야겠다. 아니 부자가 된다기보다는 노동의 굴레에서 벗어나 경제적 자유를 누리겠다는 목표라고 해야 맞겠다. 욕심을 줄여가며 종잣돈을 모아서, 그 자본 이익이 노동에서 버는 돈보다 많아지는 날! 생각만 해도 브라보!
  • 돈은 인격체다
     김승호 회장은 말한다. 그가 풍족한 부를 이루는데 성공한 것은 돈을 ‘스스로 감정을 가진 인격체’로 대하며 돈과 함께 사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돈을 너무 사랑해서 집 안에만 가둬놓으면 기회만 있으면 나가려고 할 것이고 다른 돈에게 주인이 구두쇠니 오지 말라 할 것이다. 돈을 인격체로 받아들이고 깊은 우정을 나눈 친구처럼 대한다면, 돈에 대한 태도는 완전히 바뀐다. 작은 돈을 절대로 함부로 하지 않게 되고 큰돈은 마땅히 보낼 곳에 보내주게 된다. 사치하거나 허세를 부리기 위해 친구를 이용하지 않고 좋은 곳에 친구를 데려다주려 할 것이다. 나는 돈의 노예도 아니고, 돈도 나의 소유물이 아니므로 서로 깊은 존중을 갖춘 형태로 함께하게 된다.
     아차 싶었다. 내가 가장 잘못했던 부분이었다. 작은 돈을 함부로 하는 것. 그러기에 돈이 모이지 않고, 그러다 보니 돈의 노예가 되지 않았나 뼈아픈 반성을 했다.
  • 복리의 비밀
     복리, 복리, 복리!
    부자들은 모두 ‘복리’의 ‘위력’을 얘기한다. 원금에 이자가 붙고, 그 이자의 이자에 또 이자가 붙는 마법 같은 원리. 이 ‘복리’를 이해하는 자만이 부자가 될 수 있다. 복리가 발명된 후 부의 이동이 수없이 일어났다.
     ‘복리’의 예를 들어보자. 원금이 100만 원인 연 10% 이자율의 비과세 대상 은행 계좌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1년의 이자는 단리와 마찬가지로 10만 원이다. 그러나 2년째부터는 원금이 110만 원이고 이자는 11만 원이며, 3년째는 원금이 121만 원이고 이자는 12만 천 원이다. 해마다 원금에 변화가 없으면 단리, 원금이 증가하면 복리다. ‘복리’를 이해하는 것만으로 부자가 될 기본적인 준비는 마쳤다.
  • 돈은 중력의 힘을 가졌다
     돈은 다른 돈에게 영향을 주며 그 돈의 액수가 크면 클수록 다른 돈에 영향을 준다. 돈은 가까이 있는 돈을 잡아당기는 능력이 있으며 주변 돈에 영향을 준다는 원리를 잘 이용하면 아무리 작은 돈이라도 큰돈으로 만들어낼 수 있다. 재산 증식의 과적은 1, 2, 3, 4, 5처럼 양의 정수로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1, 2, 4, 8, 16과 같이 배수로 늘어난다. 이 원리만 이해해도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 일단 나는 ‘복리’와 ‘중력’은 이해했다. 부자가 될 준비 완료. 실제로 나는 이 책을 읽고 스마트폰에 있는 모든 쇼핑 앱을 지웠다. 교육비도 현강에서 인강으로 많이 돌려서 규모를 줄였다. 종잣돈이 있어야 ‘복리’든 ‘중력’의 법칙이든 사용할 것 아닌가.
    성공으로 가는 위대한 비밀의 규칙은 없다.
    성실하고 약속을 잘 지키고 허세를 부리지 않고 친절을 베푸는 것과 같은
    작은 비밀이 있을 뿐이다.

     김승호 회장이 책 서두에 한 말이다. 기본에 충실해야 하는데 기본을 잊고 살았던 것 같아 반성이 되었고, 이제라도 깨달아서 안도가 되었다.

    남의 돈을 대하는 태도가 내 돈을 대하는 태도다
    다른 이를 부르는 호칭에 따라 내게 오는 운이 바뀐다
    경제에 대한 해석은 자신의 정치적 신념에서 벗어나 있어야 한다

     김승호 회장은 돈에 대한 이해와 직접적인 방법도 제시했지만 인상 깊었던 것은 돈을 대하는 ‘태도’를 많이 강조하였다. 생각 없이 지나칠 수 있는 부분이었는데 나의 태도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이 외에도 소개하고 싶은 김승호 회장의 조언이 너무나 많지만, 투자 원칙과 기준을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여러분이 직접 책을 통해 김승호 회장과 만나면 좋을 것 같다. 좀 더 젊었을 때 이 책을 만나지 못한 게 아쉽다. 그렇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
  • 김승호의 투자 원칙과 기준
     ▶ 빨리 돈을 버는 일을 멀리한다.
     ▶ 생명에 해를 입히는 일에 투자하지 않는다.
     ▶ 투자를 하지 않는 일을 하지 않는다.
     ▶ 시간으로 돈을 벌고 돈을 벌어 시간을 산다.
     ▶ 쫓아가지 않는다.
     ▶ 위험에 투자하고 가치를 따라가고 탐욕으로부터 도망간다.
     ▶ 주식은 5년, 부동산은 10년.
     ▶ 1등 아니면 2등, 3등은 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