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오픈소스 생태계 동향


권영환   ||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


*   본 내용은 권영환 책임연구원(☎ 031-739-7341, younghwan.kwon@spri.kr)에게 문의하시기 바랍니다.

**   본 내용은 필자의 주관적인 의견이며 IITP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I. 서론

 기후는 일정한 지역에서 보통 30년 이상의 오랜 기간에 걸쳐 나타나는 날씨의 평균적인 상태를 말하며 기후변화는 이러한 평균적인 날씨 패턴의 변화를 의미한다[1]. 과거 기후변화는 지구 생물과 인류 생존에 큰 영향을 주었다. 실제로 지난 5번의 지구 대멸종은 지각 변화와 화산 활동, 소행성 충돌 등이 초래한 전지구적인 기후변화 때문이었으며 여러 인류 문명의 흥망성쇠에 지역별 기후변화가 큰 영향을 주었다.

<자료> Finnacial Times, “UN head warns of ‘global boiling’ as July set to be hottest moth ever”, 2023. 7. 23.

[그림 1] 연중 평균 기온의 상승

 [그림 1]과 같이 파리 기후 협정의 온도 상승 한계선인 1.5도가 위협받으면서 기후변화가 전세계적으로 크게 주목받고 있다[2]. 2023년 UN 사무총장은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가 가고 지구 열대화(Global Boiling) 시대가 도래했다”라고 밝히며 G20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탄소 배출 목표 수정, 2050년 넷 제로 달성, 기후 적응 자금 증액 등)을 촉구하였다[3].
 우리 정부는 1997년 교토의정서 채택부터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하고 있으며, 기후변화 대응을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으로 인식하여 2011년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 제정, 2014년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수립하였다[4]. 그리고 2023년 4월 탄소중립ㆍ녹색성장 국가전략 및 제1차 국가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2030년까지 온실가스 40% 감축을 목표로 세웠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기술개발 및 생태계 구축을 위한 기후변화 대응 기술개발 기본계획을 수립하였다[5].
 기후변화 대응 기술은 우리의 안정적인 삶과 미래 국가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 기술로 인식되고 있으며, 전세계 주요국과 많은 기업들이 관련 기술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외 주요국을 중심으로 기후변화 대응 기술 개발을 위한 IT 기업들과의 개방형 협업 수단으로 오픈소스 생태계가 활용되고 있다. 그 이유는 많은 오픈소스 기술들이 여러 산업계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통신, 금융, 자동차, 미디어 등 여러 산업 분야에서 오픈소스 협업을 통해 신기술 개발 및 생태계 확산에 성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고는 기후변화 대응 기술 확보 및 관련 산업 활성화에 참고할 수 있는 해외 동향으로 기후변화 대응 관련 주요 오픈소스 생태계 동향을 소개한다. 먼저, II장에서 오픈소스 생태계의 산업적 가치를 소개하며 기후변화 대응 기술 개발을 위해 오픈소스 생태계의 중요성을 제시한다. III장에서 기후 변화 대응 기술 개발과 관련 생태계 확산을 추진하는 주요 오픈소스 프로젝트로 금융 분야 주도의 OS-Climate, 에너지 분야 주도의 LF 에너지(energy), SW 분야 주도의 그린 소프트웨어(green software) 동향을 소개한다. 끝으로 IV장에서 본 고의 결론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오픈소스 생태계 관점의 시사점을 제시한다.

 


II. 오픈소스 생태계의 산업적 영향력

 초기 오픈소스 생태계는 1980년대 리처드 스톨만이 파편화된 SW 생태계의 개방형 혁신을 위해 자유 소프트웨어(free software) 운동을 주장하면서 태동되었다. 1991년 리누스 토발즈가 리눅스 커널을 공개하면서 오픈소스 생태계 기틀이 마련되었다. 리눅스 커널은 유닉스를 몰아내고 윈도와의 경쟁에서 전세계 스마트폰의 85%, 글로벌 상위 백만 대 서버의 96%, 클라우드 인프라의 90%를 차지하고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활용되는 지배적인 오픈소스 기술로 성장하며 오픈소스 생태계 확산의 토대가 되었다[6].
 1998년 독점적 SW 기업에 대한 대응 수단으로 개방형 오픈소스 개발 방식을 확산하기 위해 오픈소스 개념이 새롭게 정의되었다. 오픈소스는 자유 소프트웨어의 재환원(공개) 의무를 완화하면서 오픈소스의 상업적 활용을 장려하였다. 이 변화로 많은 기업들이 오픈소스를 활용하여 SW 제품ㆍ서비스를 개발하면서 현재는 상용 SW의 96%에 오픈소스를 포함할 정도로 오픈소스 활용이 보편화되었다[7].

<자료> 권영환, 글로벌 오픈소스 생태계와 주요국 정책,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2020. 11.

[그림 2] 구글의 안드로이드 협력 생태계 구축

 구글은 리눅스 커널 기반의 안드로이드를 오픈소스로 공개하고, [그림 2]와 같은 안드로이드 개방형 협업 생태계를 구축하면서 광고, 앱 거래 수수료 등의 안정적인 플랫폼 수익을 거두고 있다. 아마존은 수천 개의 오픈소스 기술을 활용하여 저비용으로 AWS(Amazon Web Services)를 구축하여 퍼블릭 클라우드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90년대까지는 반오픈소스 진영의 선두 주자이었으나 사업 중심을 클라우드로 재편하기 위해 오픈소스 친화 전략으로 전환하고 기업 주가를 회복하였다[8].
 이러한 빅테크 기업의 오픈소스 사업화 전략의 성공으로 많은 기업들이 오픈소스 생태계에 참여하면서 오픈소스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하였다. 대표 오픈소스 개발 플랫폼 서비스인 깃허브를 활용하는 기업이 400만 개 이상일 정도로 오픈소스 저변이 확산되었다. 그리고 오픈소스 기여자의 88%가 기업 소속이며, 2006년 이후 리눅스 커널 개발 활동의 기업 비중이 약 75%일 정도로 오픈소스 개발 과정에서 기업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정도로 오픈소스 생태계는 SW 기업에게 기술 확보 및 주도권 경쟁을 위한 토대가 되었다.
 유럽의 OpenForum Europe 연구 결과는 2018년 오픈소스SW와 HW의 유럽 경제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를 최대 950억 유로로 추정했다[9]. OpenUK의 2021년 연구 결과는 오픈소스가 영국 경제에 미치는 경제적 효과를 431억 파운드로 추정했다[10]. 이 연구 결과들은 오픈소스 생태계가 SW 개발자들의 커뮤니티를 넘어 국가 경제와 산업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주요 연구 사례들이다.
 오픈소스 생태계의 산업적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오픈소스 협업을 통해 신기술 개발과 산업 혁신을 추진하는 여러 오픈소스 프로젝트 사례들이 있다. 구글이 공개한 쿠버네티스 기술을 기반으로 설립된 CNCF(Cloud Native Computing Foundation)는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필요한 핵심 기술들을 개발하며 시장에서 사실상 표준 기술로 인정받고 있으며 CNCF는 716개의 글로벌 기업들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11]. 그리고 자동차 분야의 AGL(Automotive Grade Linux), 통신 분야의 LF Networking, 미디어 분야의 ASWF(Academy Software Foundation) 등도 각 산업 분야의 대표 기업들이 IT 기업들과의 오픈소스 개발 협업을 통해 산업 디지털 전환을 선도하며 기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오픈소스 생태계가 다양한 산업 분야의 기업들에게 주목받는 이유는 오픈소스 개발 방식이 현대 사회에서 가장 효율적인 SW 협업 방식으로 기업 간 개방형 협업을 추진하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오픈소스는 소스코드가 공개되기 때문에 기술 종속 위험이 낮으며 공개된 SW 개발 과정에서 외부 아이디어 수용과 검증에 효과적이다. 그리고 최근 오픈소스 협업은 단순 SW 개발 협업을 넘어 사업화 협업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안드로이드, 쿠버네티스 등의 여러 오픈소스 기술들이 SW 개발 협업뿐만 아니 비즈니스 생태계 확산 수단으로 활용되면서 시장에서 기술 생태계를 빠르게 확산할 수 있었다.

 


III.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오픈소스 협업 동향

 기후변화가 향후 인류에게 커다란 위협으로 다가오면서 여러 산업 분야에서 기후변화 대응 기술개발 및 관련 산업 생태계 혁신을 위한 오픈소스 프로젝트들이 추진되고 있다. 이들 중에서 참여 기업의 경쟁력과 오픈소스 프로젝트의 활성화를 고려하여 3개의 주요 오픈소스 프로젝트들(금융 분야 주도의 OS-Climate, 에너지 분야 주도의 LF Energy, SW 분야 주도의 그린 소트트웨어)을 소개한다.

1. OS-Climate  OS-Climate[12][13]은 리눅스 재단 산하의 독립 오픈소스 재단으로 기후변화 완화 및 회복에 필요한 투자 결정을 지원하는 데이터 및 SW 플랫폼 개발을 위해 2020년에 설립되었다. 현재 주요 회원사로 블룸버그, BNP 파리바, Capgemini, 골드만삭스, 알리안츠, 아문디 자산운용, 레드햇, 보스턴 컨설팅, BIP 같은 금융사, IT 기업, 컨설팅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Jupiter, Urgentem, riskthinkingAI 같은 기후 분석 기업들도 참여하여 기후변화 예측 및 투자 결정에 필요한 SW, 데이터, 인프라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자료> OS-Climate, “Delivering The Solution”, 2024. 8.

[그림 3] OS-Climate의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오픈소스 솔루션 개요

  [그림 3]은 OS-Climate의 추진 체계이자 개발하는 오픈소스 기술의 개요를 보여준다. OS-Climate 재단은 데이터 분석 업체, 비영리 단체(대학, 연구소, NGO 등), 자산관리사, 은행, IT 기업들이 참여하여 전세계 기후 관련 데이터(기후 데이터, 플랫폼 인프라, 기업 데이터 등)를 수집ㆍ분석 도구들(Physical Risk, Portpolio Alignment, Transition Scenario)을 개발하기 위한 오픈소스 프로젝트이다. OS-Climate에서 개발하는 SW 도구와 플랫폼은 정확한 기후변화 위험을 분석하여 기후변화 대응에 필요한 막대한 투자 결정을 지원함으로써 탄소중립 달성 및 기후변화 완화에 기여하고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OS-Climate의 거버넌스 구조는 이사회와 Technical Advisory Council(기술자문위원회)가 있으며, 기술자문위원회 산하에 4개의 기술조정위원회(Data Commons, Portpolio Analysis, Physical Risk & Resilience, Transition Analysis)를 두고 있다. 각 기술조정위원회에서 개발하는 오픈소스 기술과 솔루션들은 다음과 같다.
 Data Commons 위원회는 레드햇이 주도하고 있으며 기후 관련 데이터, 기업 ESG 데이터, 투자 및 금융 정보, 국가 정책 등의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ㆍ저장ㆍ변환ㆍ통합ㆍ배포를 위한 플랫폼과 인프라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데이터 커먼즈 프로젝트의 모든 구성 요소들은 오픈소스 기술로 구성되어 있으며 클라우드, 빅데이터, 운영체제 등의 다양한 기술들 활용된다.
 Portpolio Analysis 위원회는 골드만삭스, 알리안츠, LSEG(London Stock Exchange Group), Ortec Finance 같은 금융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투명하고 효과적인 투자 전략을 지원하기 위한 도구인 Portpolio Alignment 도구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이 도구는 기후변화 목표를 기반으로 산업 분야, 지역, 기업의 탄소 누적 배출량 목표와 허용 범위를 분석ㆍ관리하고 다양한 가중치 모델을 기반으로 기업의 기후 점수를 도출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며 이 점수는 기후 관련 투자 결정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Physical Risk & Resilience 위원회는 BNP 파리바, Federated Hermes에서 주도하고 있으며, 기후변화 데이터를 기반으로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위험도를 분석하기 위한 도구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이 도구는 기후 데이터와 연계한 위해성(hazard), 노출도(exposure), 취약성(volunerability) 모델들을 통해 기후변화가 야기하는 연안 및 하천 홍수, 물 부족, 급성 열(acute heat), 만성 열(chronic heat) 등의 위험도를 분석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Transition Analysis 위원회는 에어버스에서 주도하고 있으며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인 에너지 전환이 야기하는 경제ㆍ제도적 피해를 경감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방법과 관련 도구인 WITNESS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WITNESS는 에너지 전환과 관련된 다양한 데이터들(인구, 거시경제 현황, 에너지 현황, 기후 및 자연환경, 자원 등)의 복잡한 관계를 시스템 분석 방법론으로 분석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추가로 Ortec Finance가 주도하는 PCAF(Partnership for Carbon Accounting Financials) 프로젝트는 금융 산업의 GHG(Green House Gas) 회계 및 보고의 글로벌 표준의 2차 버전과 연계된 국가 탄소배출량을 측정하기 위한 필요한 데이터셋과 탑다운 기후 시나리오 분석 모델을 공개하였다.
 OS-Climate은 기후변화가 야기하는 다양한 위협에 따른 금융 투자 위험 절감 및 투자 효율성 제고를 위해 추진되는 금융 분야와 IT 기업의 오픈소스 협업 프로젝트이다. 이 프로젝트로 금융 기업들은 기후변화 및 투자 위험 분석에 필요한 IT 기업의 데이터 분석 인프라 역량을 제공받고 IT 기업은 신규 시장을 선점하는 시너지 효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6월에 OS-climate은 금융 서비스 혁신을 위한 오픈소스 재단인 FINOS(Fintech Open Source Foundation)1)에 통합하기로 결정[14]되어 OS-Climate에 참여하는 금융 기업과 IT 기업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 LF 에너지  LF 에너지(Energy)[15]-[18]는 리눅스 재단 산하의 독립 오픈소스 재단으로 에너지 산업의 효율성 제고와 탈탄소화를 지원하는 새로운 전력 기술 생태계 구축을 위해 2018년에 설립되었으며 전력 시스템의 디지털화에 필요한 SW 기술과 데이터 활용, 신에너지 인프라 구축, 신규 표준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LF 에너지의 총 회원사 수는 65개이며 주요 회원사로 Alliander, RTE, 쉘, GE, Energinet, Hydro Quebec 같은 에너지 기업과 구글, MS, Aspen, AVEVA 같은 IT 기업과 프라운호퍼, 앨런튜링연구소, 스탠포드, 아이오와주립대 같은 비영리 연구소와 대학들이 있다.

<자료> LF 에너지 Projects, 2023 Annual Report 재구성

[그림 4] LF 에너지 재단에서 추진되는 프로젝트 현황

 LF 에너지는 최고 의사 결정 조직인 Governing Board(이사회)를 중심으로 기술개발 담당 조직인 Technical Advisory Council(기술자문위원회)을 두어 [그림 4]와 같이 27개의 오픈소스 프로젝트들이 추진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들은 아이디어 제안 절차를 통해 정식 프로젝트로 승인을 받으면 프로젝트 범위 및 방향 설정을 위한 샌드박스(sandbox) 단계, 커뮤니티 조성을 위한 인큐베이션(incubation) 단계, 산업계 참여를 위한 초기 적용(early adoption) 단계를 거쳐 제품화 준비 상태인 졸업(graduated) 단계로 구분된다. 그리고, 이사회 아래에 별도의 표준(standards)와 사양서(specification)를 담당하는 운영 위원회를 두어 3개의 표준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계와 연관된 주요 오픈소스 프로젝트 현황을 보면 Alliander가 변전소의 상호 운용성을 개선하기 위해 개방형 IoT 플랫폼인 GXF(Grid eXchange Fabric)를 주도하고 있으며, 이 기술을 네덜란드 전력망에서 이미 활용하고 있다. GE, Schneider Electric, RTE가 주도하고 있는 CoMPAS(Configuration Modules for Power Industry Automation Systems)는 전력망의 디지털화와 자동화를 위한 SW 기능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그리고 SeaPath 프로젝트는 전력망의 운용성 향상과 관리 효율성 증대를 위한 가상화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소니는 단대단(Peer-to-Peer) 재생 에너지 분배 자동화를 위한 Hyphae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아헨대학과 에릭슨은 유럽 Horizon 2020 프로그램 지원을 받아 마이크로 서비스 기술을 적용한 그리드 자동화 기술 개발을 위해 SOGNO(Service Oriented Grid for the Network of the Future)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Rte와 Artelys는 전력망의 그리드 모델링과 시뮬레이션 기능 개발을 위해 PowSybl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전기자동차 산업의 캐즘(chasm) 원인 중 하나인 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해 PIONIX 주도로 충전 인프라에 필요한 SW 기술 개발과 인프라 표준화를 위한 EVerrest 프로젝트도 추진되고 있다.
 LF 에너지는 단순히 오픈소스 개발에 머물지 않고 데이터와 인터페이스 표준화를 통해 산업계 전반의 개방형 생태계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Carbon Data Specification 컨소시엄은 에너지 생산 및 소비 단계에서 배출되는 탄소량을 측정하기 위한 데이터 요구사항을 정의하고 있다. Super Advanced Meter는 기본 에너지 측정 기능과 국가별 사양을 포함하여 전세계에서 활용할 수 있는 측정기와 데이터 게이트웨이 기술 사양을 개발하고 있다. TROLIE(Transmission Ratings and Operating Limits Information Exchange)는 송전선 최대 전송 용량에 대한 등급에 관한 표준인 FERC 881 표준을 기반으로 전력망 운용과 관련 데이터 호환성 제공을 위한 표준을 개발하고 있다.
 2018년에 LF 에너지가 설립되었을 때는 참여사가 10개 이하이었으나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 2030년 탄소 배출 제로 목표 달성을 위한 방안으로 LF 에너지 재단에 참여하였다. EU는 Horizon 2020 프로그램을 통해 LF 에너지의 오픈소스 프로젝트 활성화를 간접적으로 지원하였으며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기업 주도로 운영되면서 LF 에너지는 단순히 기술 개발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 에너지 혁신과 관련 산업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3. 그린 소프트웨어  그린 소프트웨어[19]-[21]는 리눅스 재단 산하의 독립 오픈소스 재단으로 기후변화 대응과 SW 산업의 탄소배출량 감소를 위해 친환경 SW 개발 및 구축을 위한 표준, 도구, 모범 사례 발굴을 위해 2021년에 설립되었다. 그린 소프트웨어 재단은 친환경 SW 기술 확산을 위해 기술 문화 확산, 지식 전파, 관련 도구 개발을 통해 SW 생태계 전반의 친환경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총 회원사 수는 64개로 주요 회원사로 최고 등급 회원인 조정회원(steering member)은 9개로 Accenture, 깃허브, MS, avanade, 보스컨턴설팅, 인텔, NTT데이터, 지멘스, UBS이다. 그리고 일반 회원으로 AVEVA, 골드만삭스, 구글, HSBC, IBM 등의 55개 회원사가 있다.

<자료> Green Software, Welcome to the Green Software Foundation, 2024. 5.

[그림 5] 그린 소프트웨어 재단 조직 체계와 주요 프로젝트 현황

 그린 소프트웨어 재단은 [그림 5]와 같이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조정위원회(steering committee) 산하에 감독위원회(oversight committee)를 두어 산하의 4개 작업반(표준, 정책, 오픈소스, 커뮤니티)을 중심으로 표준 및 오픈소스 개발, 관련 정책 조사, 생태계 확산을 추진하고 있다.
 표준 작업반은 보스톤컨설팅, WaltTime, Accenture 주도로 친환경 소프트웨어 기술의 상호운영성 향상을 위한 4개의 표준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개발 중인 4개의 표준들은 ① SW 탄소 효율 등급 표준인 SCER(Software Carbon Efficiency Rating), ② 조직의 SW 지속 가능성 분석 프레임워크인 TOSS(Transforming Organisational Software Sustainability), ③ 클라우드 사업자를 위한 실시간 에너지/탄소 정보 제공 표준인 Real-Time Cloud, ④ SW 탄소배출량 측정지표인 SCI(Software Carbon Intensity) 안내서이다. 그리고 표준 작업반에서 개발한 SCI는 SW의 탄소배출량 측정을 위한 ISO 표준으로 승인받아 공정하고 비교 가능한 SW 탄소배출량 측정 기반을 제공한다.
 정책 작업반은 그린 웹 재단, Thoughtworks, re:cinq 주도로 재단 상표권 관리 및 관련 지침 마련, 관련 제품ㆍ서비스의 녹색 인증 마련, 친환경 소프트웨어 관련 정책 변화 대응을 담당하고 있다. 이 작업반은 정책 레이다(policy radar) 프로젝트를 통해 친환경 소프트웨어 및 탄소배출 관련 새로운 정책을 조사하고 SW 개발과 운영에 영향을 주는 정책들을 조사ㆍ분석하고 있다.
 오픈소스 작업반은 Avanade와 MS 주도로 4개의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4개의 오픈소스 프로젝트는 ① SW의 탄소배출량 측정을 위한 도구셋 개발을 위한 Carbon Aware SDK 프로젝트, ② 친환경 소프트웨어 연구, 도구, 코드, 라이브러리 수집을 위한 Awesome Green Software 프로젝트, ③ 코드 파일과 인프라를 정적 분석하여 응용 프로그램의 탄소배출량 계산 기능 개발을 위한 Carbon CI(Continous Integration) 프로젝트, ④ 다양한 SW 컴포넌트로 구성된 SW의 동작 환경(사설 클라우드, 공공 클라우드, 베어 메탈, 모바일, 가상화, 랩탑 등)의 영향력을 모델링, 측정, 시뮬레이션, 관측하기 위한 IF(Impact Framework) 개발 프로젝트이다.
 커뮤니티 작업반은 re:cinq, NTT 데이터, UBS 주도로 친환경 소프트웨어 생태계 확산에 필요한 인식 제고, 기술(표준, 오픈소스) 및 모범 사례 확산, 교육 활동 등을 담당하고 있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친환경 소프트웨어 인식 제고 및 지식 제공을 위한 교육 과정인 Principles, SW 탄소배출량 감소를 위한 소프트웨어 패턴2)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위한 Patterns, 조직의 친환경 SW 역량을 측정하기 위한 성숙도 지표인 Maturity Matrix가 있으며, 추가로 ICT 엔니지니어링 팀을 위한 친환경 SW 개발 지침과 권장 사항을 제시하는 Playbook 등이 개발되고 있다.
 그린 소프트웨어 재단은 설립된 지 3년 정도인 신생 오픈소스 재단이지만 최근 구글, 지멘스 등 많은 기업들이 새로이 참여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 이유는 UN 및 각국 정부가 2050년 탄소 제로 목표를 구체화하면서 SW 생태계도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술적ㆍ생태계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방형 혁신 수단으로 이 재단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재단 활동으로 SW의 탄소배출 측정 기준이 ISO 표준으로 승인받았으며, 향후 SW 탄소배출 등급, SW 탄소 배출 인증 등의 제도와 기술들이 마련될 것이기에 미래 친환경 SW 혁신 및 친환경 SW 생태계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Ⅳ. 결론

 기후변화는 일반인이 느낄 수 있는 단기적인 변화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냄비 속의 개구리처럼 이에 대한 심각성을 크게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기후변화 속도가 가속화되면서 인류 생존에 앞서 기업 생존을 위해 여러 기업들이 기후변화 대응기술 개발 및 혁신 생태계 확산을 위한 노력이 구체화되고 있다. 그 예로 오픈소스 생태계를 대표하는 리눅스재단에서 글로벌 기업들을 중심으로 기후변화 예측 및 위험 분석을 통한 투자 위험 제고, 전력망 디지털화를 통한 비용 절감 및 탄소 절감, SW 탄소 절감을 위한 친환경 SW 기술 확보를 위한 오픈소스 프로젝트들이 추진되고 있다.
 이러한 오픈소스 생태계 동향을 통해 다음의 시사점을 제시한다. 첫째, 글로벌 기업들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이 상당히 구체화되고 있다. 금융 기업들은 기후변화 예측 및 위험 분석을 통해 투자 위험을 절감하여 미래 금융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 전력 산업 기업(특히 유럽)들은 기후변화 위기 속에서 생존을 위해 전력 인프라의 디지털화를 통해 에너지 효율화와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SW 기업들도 특정 기업이 해결하기 어려운 SW 탄소배출량 측정 기준 및 기술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둘째, 신생 기후변화 대응 오픈소스 프로젝트들이 글로벌 기업 주도로 산업 혁신을 위한 개방형 협업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기업이 오픈소스 생태계 성장을 주도하면서 신생 오픈소스 프로젝트들의 의사 결정 과정이 연회비를 많이 내는 기업 중심으로 변화하였다. 그리고 프로젝트 운영 범위가 SW 개발 협업에 머무르지 않고 표준, 데이터, 인프라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비즈니스 협업을 위한 기술 호환성과 장비ㆍ서비스의 상호 운영성 확보에 유리해졌다. 이러한 변화는 오픈소스 기술 중심의 산업 생태계 혁신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산업 간 협업 수단으로 오픈소스 생태계가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과거 오픈소스 생태계는 SW 개발자의 협업 수단이었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었던 구글, MS, AWS 등은 산업 내의 기업 간 협업 수단으로 오픈소스 생태계를 활용하였다. 그러나 이제는 비SW 산업 영역의 기업들이 진보한 IT·SW 기술을 도입하여 활용하고 IT 분야 기업들은 새로운 시장 창줄을 위한 산업 간 개방형 혁신 수단으로 오픈소스 생태계를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배경에는 오픈소스 협업의 투명성과 개방성으로 인한 기업 종속성 회피와 확장성 때문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국내에서 기후변화 대응 기술 확보 추진시 오픈소스 생태계 참여 및 활용이 필요하다. 이미 글로벌 기업들은 오픈소스 생태계 투자를 확대하면서 개방형 협업을 통해 개별 기업의 투자 효율 향상과 미래 산업 생태계 주도권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독자적인 기술 개발은 투자 비용과 잠재 시장 확보 측면에 불리하기 때문에 오픈소스 생태계 참여는 신기술 확보 및 기술 호환성 제공을 통해 기술 개발에 필요한 투자 절감 및 잠재 시장 진출에 유리할 것으로 생각된다.
 과거 오픈소스 생태계는 SW 기술 혁신, SW 산업 혁신을 통해 개방형 협업 수단으로 산업계에서 주목받았다. 그 결과 통신, 자동차, 금융, 미디어 분야에서 오픈소스 협업을 통해 기술개발 비용 절감 및 생태계 혁신 확산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리고 이제는 기후변화라는 전지구적 현안 대응과 미래 저탄소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개방형 혁신 수단으로 오픈소스 생태계가 활용되면서 오픈소스 생태계의 영향력과 가치는 기술적 관점을 넘어 산업적 관점으로 확장되고 있다.



[ 참고문헌 ]

[1] 기상청, “기후변화”, 2024. 8. 1.
[2] Climate Change Service, “Copericus: 2023 is the hottest year on record, with global temperatures close to the 1.5oC limit”, European Commission Copernicus, 2024. 1. 9.
[3] UN News, “Hottest July ever signals ‘era of global boiling has arrived’ says UN chief”, United Nations, 2023. 7. 23.
[4] 외무부, ”기후변화 협상”, 2024. 8.
[5]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후기술 혁신을 통한 기후 위기 대응, 제1차 기후변화대응 기술개발 기본계획[‘23~’32] 발표”, 2022. 12. 14.
[6] Linux Foundation, “Annual Report 2021: New Horizons for Open Source”, 2022. 1.
[7] Synopsis, “2024 Open Source Security and Risk Analysis Report”, 2024.
[8] 권영환, “글로벌 오픈소스 생태계와 주요국 정책”,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2020. 11.
[9] Knut Blind 외 6인, “The impact of Open Source Software and Hardware on technological independence, competitiveness and innovation in the EU economy”, OpenForum Europe, 2021. 12.
[10] OpenUK, “State of Open: The UK in 2021 Phase Three The Values of Open”, 2021. 10.
[11] Cloud Native Computing Foundation, “Members”, 2024. 8.
[12] OS-Climate, 2024. 8. 6.
[13] GitHub, “OS-Climate”, 2024. 8. 6.
[14] FINOS, “OS-Climate joins forces with FINOS to enable industry-wide open collaboration for climate and sustainability-aligned finance”, 2024. 6. 26.
[15] LF Energy, 2024. 8. 7.
[16] LF Energy, “2023 Annual Report”, 2024. 3.
[17] wikipedia, “LF Energy”, 2024. 8. 8.
[18] GitHub, “LF Energy”, 2024. 8. 8.
[19] Green Software, 2024. 8. 8.
[20] GitHub, “Green Software Foundation”, 2024. 8. 8.
[21] Green Software, “Welcome to the Green Software Foundation”, 202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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