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계약 판례해설

공공계약 판례해설

부정당제재의 확장 효력

문제된 사례

  • A사는 주한미군기지이전시설사업 시설공사의 기본설계 기술제안 입찰에 참여하였다.
  • A사 소속 직원은 기술제안서 평가에서 경쟁업체보다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청탁을 하면서 그 사례금 명목으로 관계공무원에게 뇌물을 교부하였다.
  • 국방부장관은 A사에게 입찰과 관련하여 뇌물을 제공하였다는 사유로 6개월의 입찰참가자격 제한통보를 하였다.
  • A사는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에 대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하면서, 해당 처분은 국가기관 뿐만 아니라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의 입찰참여를 전면적으로 제한하는 효력을 가지고 있고 그 근거 규정인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76조 제11항 등은 법률의 근거 없이 침익적 효과를 확대하는 것으로서 법률유보원칙에 위반하여 위헌·무효이므로, 이에 해당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경우 법원은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

“이러한 경우 법원은 어떤 판단을 내렸을까?”

확장제재 조항의 성격

  • 구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3. 6. 17. 대통령령 제2460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6조 제8항, 구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5. 8. 19. 대통령령 제264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2조 제8항, 구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2016. 9. 12. 기획재정부령 제57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5조 제11항(이하 위 조항을 통틀어 ‘확장제재 조항’이라 합니다)은 각 중앙관서의 장, 지방자치단체의 장 및 공기업준정부기관의 장이 해당 처분청을 관할하는 법률이 아닌 다른 법률에 의하여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을 받은 자에 대해서도 해당 처분청이 실시하는 입찰에 참가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위와 같은 규정에 따라, 실무에서는 국가(조달청 등 정부기관)가 발주한 입찰, 계약과 관련하여 업체가 부정당행위를 하는 경우, 국가는 업체에 대한 부정당제재와 함께 관련 사실을 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에 게재하고(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76조 제9항), 업체는 제재기간 동안 국가 뿐만 아니라, 지방자치단체, 공기업 등이 발주한 입찰에도 참여할 수 없는 것으로 처리해왔습니다.
  • 그러나 대법원은, 확장제재 조항은 최초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에 직접 적용되는 근거 규정이 아니라, 입찰참가자격 제한처분이 있은 후에 그 처분에 기초하여 다른 처분청이 새로운 제재를 할 수 있다는 근거 조항일 뿐이고, 다른 처분청에 의한 별도의 제재 없이도 그 효력이 당연히 확장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였습니다(대법원 2017. 4. 7. 선고 2015두50313 판결).
  • 즉, 대법원은 국가가 업체에 대하여 부정당제재를 하고 그 사실을 나라장터에 등재하였다고 하더라도, 지방자치단체나 공기업이 별도의 처분절차 없이 업체의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 위 대법원 판례는 부정당제재가 나라장터에 등재가 되었다는 사실만으로 공공계약 발주에 관한 입찰을 제한해왔던 기존 실무와 배치되고, 실무적으로도 부정당제재사실 확인 및 처분절차를 다시 거쳐야 한다는 어려움으로 인하여 판례와 실무가 배치되는 현상이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 이러한 현상은 곧 입찰절차중지가처분, 처분취소소송 등의 법적 분쟁으로 연결되고 있으므로, 실무를 운용함에 있어 대법원 판례의 취지를 반영하여 법적 분쟁의 단초가 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공공계약팀
변호사 황정현